재수없는 것들 _ 첫번째집, 개 짖는 집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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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 앞에서부터 들리는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.
문밖에 있는 외부인을 몹시도 경계하는 시골 개는 아주 맹목적이었다.
개의 눈에 한가득 차버린 경계심은 주인이 옆에 있어도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.
 
저 개는 뭘 그렇게 지키려는 걸까.
집과 주인?
개는 무리 동물이라고 그랬던가.
 
개의 날카로운 이빨과 사납게 경계하는 태도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아졌다.
날카로운 이빨과 눈에 가득 품은 경계, 하얗게 침이 올라올 정도로 짖어대는 모습까지
모두 불쾌하기 그지 없었다.
한편으로 저 개가 저렇게 맹목적인 모습이 불쌍하기도 하다.
묶어두고 키우는 개들은 머릿속에 온통 집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그러지.
한평생 집만 지키고 떠나는 녀석이라 생각하니 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안쓰러움이 더 커졌다.
 
남의 집 개는 왜 그렇게 빤히 봐!”
 
집주인인 할아버지가 호통을 쳤다.
그는 나를 볼 때면 언제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쳐다보았다.
 
누군 좋아서 오는 줄 아는가.
일이 아니었다면 이 불길한 동네 따위에는 올 일이 없었을 것이다.
 

나는 굳이 대화를 나누는 대신 개 짖는 집의 택배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섰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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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토리텔러: 오현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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